━━━━ ◇ ━━━━
MEMBER_

라이너스 타셋

‘ 그래도 내게 인사해 줘. 안녕, 하고. ’

라이너스 타셋 (Linus Tacet)

남성│21세│187.9cm│73.4kg

 

 

여전히 눈보다 하얀 머리칼과 진주처럼 빛나는 눈을 가졌다. 졸업 후 한 번도 자르지 않은 머리카락은 5년 새 길게도 자라 하나로 묶어내렸다. 볕이 닿지 않는 지상에서 안온한 그늘에 묻혀 지낸 기간이 길어서 그러잖아도 희었던 피부는 더욱 희어졌다.

부쩍 키가 크느라 맞는 옷을 일일이 구하고 다니기가 귀찮아서 희고 큰 망토로 몸을 둘둘 말았다. 신발은 있으면 신고 작아지면 버렸다. 맨발로 지낸 기간이 더 길었다. 아직 성장기가 끝나지 않았는지 여전히 자라고 있다.

희끗한 먼지가 쌓이고 하얗게 얼어붙은 세상에서 희디흰 머리칼과 착장은 마치 보호색처럼 보이기도 했다.

 

 

성격

[ 견고한 진주 / 단호한 다정 / 길의 개척자 ]

 

:: 어른이 되었다. 불안하고 예민하던 이물은 다물린 껍데기 안에서 그대로 굳어 단단하고 아름다운 덩어리를 이루었다. 결코 깨지지 않을 마음을 지녔다.

:: 유년기의 멋모르던 순수한 다정과도, 청소년기의 불안정한 가면과도 다르다. 그는 여전히 냉소를 머금고 있으나 그것은 주어진 뻔한 길에 반발하고 싶어하는 마음일 뿐, 그를 이루는 건 대부분 올곧고 단단한 다정이다.

::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말 그대로 무엇이든. 그는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진 친우를 만나기 위해 모든 대륙과 바다를 건널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기타사항

 

:: 이름은 라이너스, 또는 리누스. 그리스 신화의 음악가 리노스로부터 따온 이름.

::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가정 환경에서 손꼽을 만한 점이라면, 형제가 많다는 것 정도. 5남 2녀 중 뒤에서 두 번째. 복기할 만한 사정이라면 양친이 자식들에게 그리 많이 투자할 여유를 갖고 있지 않았음에 비해 손이 많은 집이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정환경은 그를 끊임없이 경쟁하고, 자기 것을 지키려 예민하게 굴도록 만들었다. 그는 이제 이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 여전히 좋아하는 일도 싫어하는 일도 딱히 없이 매사에 미지근하다. 그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소중하게 여기는 거라곤 스무 명 남짓한 친구들 뿐이다. 하기사 그들을 빼면 전부 폐허가 되었거나 바스라지고 얼어붙었지만... 사실은 그렇게 되기 전부터도 소중한 거라곤 그들 뿐이었다.

:: 머리도 좋고 신체능력도 발군이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뭐든 시도하면 곧잘 해내지만 유별나게 특출난 분야랄 게 없다. 다르게 말하자면 딱히 못하는 일이 없다. 특기도 흥미도 하나만 꼽자기엔 애매하다. 그러나 스스로가 어떤 분야에서든 탁월한 편이라는 걸 알고 있다.

:: 어린 시절엔 생각이 많았고 철학과 역설을 고민하길 즐겨 했지만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긴데 혼자 있을 때 그런 생각으로 파고들다간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 코어를 찾는 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코어를 찾기 위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그걸 위해서 키워졌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정되어 있던 길을 그대로 따라 밟기 싫어하는 냉소의 발로이다.

:: 아직도 종종 성장통을 겪는다. 이제 그만 커도 되는데.

:: 소지품. 엠블럼, 막스의 검은 귀걸이, 캐서린의 머리끈, 오라클의 두 번째 조각 두 개, 지젤의 분홍색 종이학. 귀걸이는 오른쪽 귀에, 머리끈은 머리에, 오라클과 종이학은 품 안에.

:: 권능. 고요한 축복의 권능, 광활한 생명의 권능.

 

 

 

아카데미에서의 5년간의 기록

 

제 앞에 주어진 길을 바르고 성실하게 밟아 가던 소년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삐딱한 노선을 탔다. 순수하고 올곧던 부드러움 속에 단단한 가시가 자라났다. 아무도, 그 자신도 눈치채지 못하게 서서히.

소년은 엘리타에서 지내면서 자기가 소중한 걸 잃게 될 거라는 막연한 직감에 가장 소중한 물건을 스스로 버리는 연습을 했다. 소년은 슬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래 지녔을 뿐인 희끗하고 말랑한 무기물 따위보다 너희들이 훨씬 더 소중하니까.

공교롭게도 그 행위는 연습이 되기는 커녕 스물세 명의 친우들이 본인에게서 얼마나 큰 지분을 차지하는지 자각하도록 할 뿐이었다. 만들어진 세계가 미래의 다이몬들이 서로 의지하며 자라도록 의도한 게 아닌가 내심 의심하고 있던 소년은 그걸 깨닫자마자 짙은 냉소를 띠게 되었다. 그들이 만들어 둔 길대로 얌전히 따라가주고 싶지 않았는데, 이게 그들이 바라는 길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소중해진 친우들에게서 등을 돌릴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5년간의 기록
_졸업 직후.

흰 소년은 별안간 희끄무레한 세계에 내던져졌다. 그리고 불현듯 깨닫는다. 그의 유일한 재산인 스물세 명의 친우들은 권능을 부여받음과 동시에 종속되어, 스스로 죽음을 택하지 않는 한 결코 죽지 않으리라는 것을. 지구는 결코 그들을 죽이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는 경애하는 친우들을 빼면 가진 게 없었다. 가지지 않았으니 잃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절망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았다. 다만, 뿔뿔이 흩어지는 친우들을 막을 명목도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자신도 절망 앞에서 산개하는 이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다시 만날 날을 막연히 기약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귀향. 행선지는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음.


_1년.
첫 해에 그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위치는 서유럽 중부, 였던 곳. 그가 한때 집이라고 불렀던 곳은 더 이상 집은 커녕 구실조차 못할 폐허였다.

그는 어릴 때 친우들과 어울리며, 그보다 더 어릴 때는 형제들과 부대끼며 자랐다. 곁에 아무도 없는 환경은 무척이나 낯설었고, 끊임없이 혼자라는 걸 되새기게 되었다. 외로움을 모르던 그는 폐허를 뒤집어 한때 가족이었던 자들의 흔적을 찾으려 애쓰며 외로움을 배웠다.

그는 한때 자신이 가장 가지고 싶어했던 혼자만의 공간을 처음으로 가졌다. 그곳엔 오롯이 그 뿐이고 그가 가진 걸 탐낼 사람이라곤 없으니 그 폐허는 그의 소유라고 해도 무방해 보였으나...

반 년이 지났을 즈음에야 그는 불현듯 깨닫는다. 아, 이것은 가져도 가진 것이 아니다. 이런 부스러기는 원한다면 언제든, 얼만큼이고 가질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야. 그는 진짜 제 것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그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두 번째 고향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와린의 엘리타. 거기서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공터뿐인 그곳에서 로즈메리와 조우한다.

반년 정도 고향에 머무름.
1년차 후반, 긴 여정의 시작.
와린의 엘리타에서 로즈메리 뮐러와 조우.

 

_2년.
세계 이곳저곳에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에게 하나씩 연락을 취해 보고, 그들을 만나러 본격적으로 떠돌기 시작했다. 연락이 닿거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친구들은 반드시 찾아가려 했고, 종적을 감춘 친구들은 그 행적을 쫓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누군가 근처를 지나갔던 흔적을 발견하면 그 자취를 따라가 보기도 했다. 그의 목적은 친구들의 안위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멀리까지 이동했다. 버려진 차를 운전하는 건 예삿일이고 고장난 자전거를 고쳐 쓰거나 프로펠러가 부러진 경비행기를 수리해서 조종해 보기도 했다. 희부연 먼지바람 속에서 바람을 타는 일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험천만하기까지 해서 얼마 안 가 버렸지만.

엠블럼으로 연락을 취해 온 세레니티의 거취를 확인하고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로 향했다. 그는 거기서 바다를 처음 보았다. 그리고 바다를 사랑하는 친구 두 명을 떠올린다. 그들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그가 보는 바다는 그들이 사랑했던 것과는 모양이 썩 다를 것이라 짐작했다. 배가 필요없을 정도로 꽝꽝 얼어붙은 물 위를 지나며 그는 본 적도 없는 파도의 포말과 물결치는 수평선을 그리워했다.

건너온 대륙에서 다른 두 명의 친우와 마주쳤으나, 둘 다 그다지 건강해보이지 않아 걱정으로 애가 달았다. 그는 관심도 없던, 오히려 꺼리기까지 했던 코어 때문에 친우들이 제 몸을 불사르는 걸 보고 고민에 빠진다. 얘들을 위해서라도 그걸 찾으러 가는 게 먼저일까?

그러나 그는 다른 목적이 있었고, 코어를 찾는 건 급할 것 없다고 생각했으며, 그의 소중한 친우들도 아직까지는 괜찮아 보였으므로 다시 발길을 돌린다.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로 이동.
2년차 초반, 미국 남부에서 세레니티와 해후.
2년차 중반, 남아메리카에서 빈센트 프레이와 조우.


_3년.
그는 여전히 생각하길 좋아했다. 세계를 이루는 구성물들 중 먼지와 얼음과 폐허를 빼면 그의 친우들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그의 친우들을 사랑했고 세계를 이루는 건 그저 그들이었으므로, 곧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홀로 오랫동안 걸으며 생각했다. 이것도 소피스트들이 안배해 놓은 길일까?

아메리카에서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로 이동.
3년차 초반, 캐나다에서 로웰의 자취를 쫓아 그와 해후. 2주 정도 머물렀음.
3년차 중반, 태평양을 건너온 후 레일라와 조우.
3년차 중반, 러시아에서 바니 스미르노프와 해후.
3년차 후반, 동아시아에서 남주은과 해후.


_4년.
그는 세계를 사랑한다. 그는 제 친우들이 오롯하게 이루는 세계를 사랑한다. 이곳에 새로운 생명이 싹트고 세계를 야금야금 차지하려 들어도 여전히 그럴까?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
4년차 초반, 멀지 않은 곳에서 엠블럼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카시 헤르마와 해후. 2주 남짓 동행.
4년차 중반, 유럽에서 빈센트 프레이의 도서관에 들렀음.
4년차 중후반, 유럽에서 로즈메리 뮐러와 재조우.

_5년.
거기에 대한 답은, 놀랍게도, '그렇다' 였다.

그는 이제 적극적이지는 않아도 코어를 찾을 준비는 되었다. 혹 험지에 묻혀 있다 해도 친구들을 찾으러 대륙을 횡단하고 세계를 일주했으니 무리랄 것 없다. 다만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찾아다니느라고 코어는 뒷전이다.



 

'MEMBER_'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젤 비르바체  (0) 2021.04.11
나나  (0) 2021.04.11
카시 헤르마  (0) 2021.04.11
로웰 월든  (0) 2021.04.11
로즈메리 뮐러  (0) 2021.04.11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