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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디본티

‘ ... ’

 

릴리 디본티 (Lili Devonte)

남자│23세 │186 cm│표준


| 연한 하늘색 홍채 |  창백한 피부톤 |  밝은 샌드색 체모 | 긴 속눈썹 | 

| 아버지의 수트 | 오른쪽 눈 아래, 콧잔등 위의 점 |

 

 덤덤한듯 보이다가도 공허한 눈을 하곤 했다. 어딘가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었지만 결국 그 시선끝에 있는건 허공일 뿐이다. 부지런히 무언가를 관찰하던 정적인 시선은 이제 없다.
  반듯하던 걸음걸이는 풀렸고 더 느려졌다. 피곤하고 짜증스러운 얼굴을 애써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짜증이라도 내면 다행인 얼굴. 이젠 무언가를 참는다거나 덧씌우려 하지도 않는, 내면의 공허를 그대로 드러내는 듯한 무표정.

  자신이 살던 저택으로 돌아가 무너진 잔해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건졌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 마치 집을 지키듯이. 기다리면 가족들이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라도 하는 것처럼. 혹은 그 어떤 계획도 세우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가족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것인지 지금 현실에 대한 부정을 드러내고 싶은 것인지, 릴리는 어느 순간부터 아버지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연스레 품이 컸고 어쩌면 조금 우스울수도 있었지만, 그런 그의 모습을 지적할 사람은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23세가 되는 해에는 기가막히게 딱 맞았다. 그때 즈음의 릴리는 얼굴도 몸도 그의 아버지와 점점 더 닮아가고 있었다.

 

 

성격

[ 키워드 : 염세적인, 비관적인, 다소 우울한, 폐쇄적인, 방관자 ]
아카데미에 들어간 것조차 부모님의 권유였던 13살, 가족에게 인정받는 것이 모두였던 그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진 릴리는 아카데미에서의 5년간 자아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했다. 가장 가깝게 지지해주어야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불안전한 청소년기였다. 그러던 18살, 아무것도 스스로 선택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채로 졸업을 맞았다. 

 

졸업. 릴리에겐 졸업이 아니라 부모님과 쟝의 사망통보를 받는 날이었다. 확립되지 않은 자아정체성은 흔들리고 아직 어린 18살의 세계는 무너져내렸다. [찾으라]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더 이상 살아야 하는 목적을 설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갑작스러운 상실은 부정을, 부정이 지나면 슬픔이 다가온다. 우는 것은 의외로 짧았다. 가장 깊은 우울은 뻥 뚫린 공허감이다. 그 공허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게 했다. 

 

릴리의 극적인 졸업의 경험은 릴리라는 사람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원동력이 사라진 릴리는 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했던 아이였지만 지금은 완전히 폐쇄적인 인간이 되었다. 우울하고,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변화를 믿지 않는 방관자로. 

 

기타사항

결벽증?

  타인에 대한 결벽증이 있는지 이제는 알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곁에 사람을 전혀 두지 않았으니까. 릴리는 졸업이라 불리우는 자신만의 세계의 붕괴를 겪은 후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택했다. 어떻게든 프랑스의 집으로 돌아갔고, 이후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 그러니 사람 냄새가 무엇인지 기억이 날리가. 다만 무너지고 먼지와 눈이 쌓인 집만은 스스로 청소를 해 예전 모습으로 최대한 가꾸려고 했던 모양이니, 이쯤이면 공허와 슬픔이 결벽을 이겼다고 하겠다.

 

체리가 좋아?

  좋아하던 체리의 맛을 잃은지 오래. 무언가를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은건 차라리 다행인 일이었지만, 어쩌면 인간성을 조차 잊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 릴리는 소소하게 좋아하던 감정 마저 잊었다. 



아카데미에서의 5년간의 기록

[ 진짜 ‘나’를 찾아 헤맨 결과, 다소 예민해진 성격 ]
  학습을 잘하는 것과 사람 관계를 잘 하는것은 조금 다른 문제였다. 객관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조건을 갖고있어도 타인에게 호감을 살 수 없을수도 있고, 조금 허술해보이고 실수가 많아도 오히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간상이 있는 법이었다. 릴리는 이곳에서 살아가며 그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말았다. 

  포장하고 노력해도 결국 그 껍데기 안에 든 자신은 타인에게 사랑받기 어려운 딱딱한 존재라고,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릴리를 상당히 괴롭히는 난제였다. 이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소년에게 일생에 없던 첫 열등감을 만들어냈다. 조심히 타인과의 관계를 배워가려던 태도는 조금 예민하게 바뀌었다. 저도 모르게 벽을 쳤을지도 모른다.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을 기뻐하면서도, 또 순수하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것을 더욱 어려워하게 되었다. 

  그만큼 릴리는 현재 만들어낸 자신과 본성에 가까운 자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있고, 해왔다. 그 과정에서 어떤것을 드러내고 어떤것을 더 강화해야하는지 몰라 간혹 일관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여러 번의 실패가 있었고, 또 좌절도 있었다.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싶은 릴리는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환영받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된 셈이다. 누군가는 그것이 절대 실패가 아니라고 하겠지만, 본래 아주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싸여있던 소년으로서는 이미 실패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필연적으로 어떤 외로움을 얻게 되었는데, 이것을 인정하는 방법도, 해소하는 방법도 현재 모르는 상태에 봉착해있다.

 

[ 육체 활동을 더 좋아하게 된 ]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릴리는 예전보다 훨씬 운동을 좋아하게 됐다. 사실상 좋아하게 되었다기 보다는 할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질때마다, 자신이 대체 어떤 인간인지, 왜 이리 못났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할때마다 릴리는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운동을 할때도 있었지만, 가능한 그룹을 지어하는 활동은 자주 하지 않으려 했다. 릴리에게 운동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혼자만의 사색시간이나 다름없었다. 어찌됐든 유전자가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운동의 결과였는지는 18세가 된 릴리는 키가 많이 컸고, 훨씬 몸도 튼튼해졌다. 



그리고 5년간의 기록

졸업 후 릴리는 바로 프랑스로 돌아갔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쟝이 있었던 집으로 돌아가 그곳을 보살폈다. 쌓인 먼지를 치우고 창을 깨고 들어온 눈을 닦아냈다. 부서지고 바닥을 구르는 가족의 흔적들. 자신이 이곳에 없었을때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어땠는지, 그 무너진 기록들을 하나하나 정리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앰블럼으로 오는 연락은 듣기만 했을 뿐 반응하지 않았다. 피곤할때는 떼어 덮어두기도 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5년 가까이를 지냈다. 말하는 법을 잊었다고 생각될만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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